2021. 5. 22. 18:39ㆍMARKETING STORY
예전 청소기가 없던 시절 한국의 가정의 마루 한 귀퉁이에는 빗자루와 쓰레받이가 나란히 놓여 있었다. 방청소를 위하여 빗자루와 쓰레받이를 가지고 먼지를 쓸고 화장실에서 걸레를 빨아서 손으로 바닥을 훔쳤다. 이런 시절이 그리 오래전 이야기는 아니다. 청소기가 나온 것이 그리 오래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렇게 유선 청소기가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시대에 혁신이 일어났다. 모터와 먼지필터통에 바퀴를 달아 끌고 다니지 않아도 되는 무선 청소기가 나왔기 때문이다.
혁신의 주인공은 영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기업 Dyson이었다. Dyson은 모터와 먼지통 그리고 먼지 흡입기 일체형의 무선 청소기를 국내에 출시한 것이다.
Dyson의 무선청소기 국내 출시 이후 청소기 시장은 요동치기 시작하였다. Dyson은 무선청소기는 프리미엄 정책을 펼치고 있어도 시장의 90%까지 점유하였다. 대부분의 신혼부부들의 혼수 제품으로 Dyson의 인기는 독보적이었다.
Dyson은 새로운 청소기에서 새로운 무선청소기라는 카테고리를 창조하여 청소기의 가격을 재설정하였고 그 카테고리에 안에서 1등으로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게 된 것이다. 마케팅의 선도자의 법칙을 보여주는 주요 예라고 할 수 있다.
Dyson의 무선 청소기 출시로 인하여 점차 유선청소기 보유 가정이 무선청소기로 넘어오면서 연간 100만 대가 팔리고 매출도 1조에 이르는 시장으로 성장하였다.
Dyson의 독주체제에 도전장을 낸 회사가 LG 전자이다. LG전자는 코드 제로 A9을 출시에 Dyson에 도전장을 던졌다. 코드 제로의 가장 큰 특징(Unique Selling Proposition)은 물걸레 Kit가 있어 청소 후 물걸레질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청소 습관은 먼지 및 이물질 청소 후 물걸레질을 하여 청결을 유지하는 습관이 있다. 한국 기업인 만큼 한국인에 맞는 청소기를 출시한 것이다. 예상대로 빅히트를 쳤다.
이 제품 출시 이후 국내 무선 청소기 시장은 출시 6개월 만에 판도가 뒤집혔다. LG가 무선 청소기 시장 점유율 40%를 달성한 것이다. Dyson은 29%로 추락하고 말았다. 물걸레 청소를 하여야 청소가 끝났다고 생각하는 한국인의 마인드에 딱 맞는 청소기를 출시한 것이다. 또한 소비자는 물걸레 전용 청소기를 별도로 구매한 필요도 없었다. 결국 LG는 무선청소기 시장과 물걸레 청소기 시장을 통합하여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것이다.
물로 이 제품은 물걸레 청소를 하는 국가에서만 통하는 제품이라 할 수 있다. 물걸레 청소를 하지 않는 다른 나라의 경우는 물걸레 키트를 빼고 출시하여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가장 중요한 USP가 빠는 것이므로 Dyson에 밀릴 수밖에 없는 제품이다.
이렇게 시장은 무선청소기의 카테고리를 창조한 Dyson과 물걸레 청소 겸용의 카테고리를 창조한 LG의 양강 구도로 재편되었다. 국내 소비자 선호도도 LG전자 코드 제로가 1위 Dyson이 2위로 굳혀가는 모양새다.
그럼 Samsung의 이야기를 해보자. 이렇게 Dyson과 LG가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는데 Samsung은 무엇을 하였는가? 위 파워 건의 광고가 현재 Samsung의 상황을 여실히 드러낸다.
광고는 Samsung 제트보다 먼저 출시된 파워건의 광고이다. 이광 고의 USP는 강한 모터 출력과 바닥 틈까지 청소할 수 있는 청소 봉의 관절 적용한 것 이게 다인 것이다.
광고는 이렇게 시작한다. 한쌍의 연인이 여자의 집으로 초대받아 간다. 집에 도착하니 여자의 어머니가 청소를 하고 있다. 얼를 청소기를 받아 든 남자는 청소하면서 이야기한다. 청소기 모터 출력이 좋고 관절이 있어 바닥 틈까지 청소할 수 있다고 한다.
아~~ 삼성에서 이런 한심한 광고를 만들다니 나는 실망했다. 그렇게 내세울 것도 못 되는 제품을 특징만 주저리 주저리 떠들어 대는 것이 오히려 삼성 청소기는 별 볼 일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들렸다.
소비자를 잘 알지 못하는 모터의 출력과 크게 경쟁력 없는 관절 기능이 기존의 소비자 마인드에 있는 Dyson과 LG를 잊어버리고 Samsung 파워건을 살 것이라는 생각은 안 들었기 때문이다.
경쟁사는 제품의 새로운 카테고리를 창조했는데 별로 내세울 것도 없는 특징을 전면에 부각하다니 이 광고를 보면서 이 제품은 100% 망한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실제로 그랬다.
오히려 USP(Unique Selling Proposition) 보다도 UVP(Unique Velue Proposition)로 소구 하였으면 소비자에게 더 다가가는 모습이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Samsung은 청소기를 Bespoke라는 프리미엄 패밀리 브랜드에 포함시켜 소비자에게 커뮤니케이션하려 한다. 결국 Bespoke라는 패밀리 브랜드를 통하여 UVP에 소구 할 수 있는 틀을 만든 것이다.
꼭 Bespoke가 아니어도 Samsung 청소기는 명확한 USP가 있는 경쟁사에 대응하여 UVP의 전략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Bespoke의 힘을 얻은 Samsung 무선청소기가 어떻게 시장에서 살아남을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그동안 한국의 가전업체 양사는 소비자의 편의성을 위한 혁신보다는 세련된 디자인 그리고 변별력 없는 기능의 추가 등만 집중해오 것 같다. 기존 고정고객들이 있으니 그들에게 디자인 개선과 약간의 편의 기능 제공으로 새로운 제품이라 소구 하는 안일한 방법이었던 것 같다.
여기에 Dyson의 날개 없는 선풍기, 무선청소기라는 새로운 카테고리 창조는 여러 시사점을 주는 것 같다. 그중 Red Ocean의 시장에서 살아가는 명확한 뱡향을 제시한 것 같다. 이런 혁신적인 기업이 많을 수록 그 나라의 경쟁력도 높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Dyson은 청소를 많이 하는 여성 소비자를 겨냥하여 무게 경량화에 집중하고 있다. 무선 청소기 카테고리 창조 만큼의 파워는 없겠지만 여성 소비자 입장에서는 같은 파워에 보다 가벼운 청소기는 중요한 구매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국내 가전업체도 매너리즘에서 벗어나 보다 Creative적 생각을 가지고 제품 개발을 하여야 하여 기업 경쟁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MARKETING STO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너구리의 일격 (삼양라면의 쇠퇴) (0) | 2021.05.26 |
---|---|
산타클로스의 PPL (빨간 옷을 입은 영업사원) (0) | 2021.05.25 |
제2한강교를 알고 계시나요? (네이밍의 중요성) (0) | 2021.05.21 |
위기에서 태어난 환타 (0) | 2021.05.02 |
RC 콜라를 아시나요? (0) | 2021.05.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