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한강교를 알고 계시나요? (네이밍의 중요성)

2021. 5. 21. 23:45MARKETING STORY

옛날에는 넓은 강을 건너가기 위하여는 나루터에서 뱃삯을 내고 배를 타고 건너가야 했다. 현대에 들어와서는 그 강에 다리를 놓고 자동차나 기차 그리고 사람들이 건너 다닌다. 이런 교량은 도로와 함께 유통에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지금은 바다에 10Km도 넘는 다리를 만드는 시대가 왔다. 현재 한강에는 지금 짓고 있는 월드컵대교를 포함하여 전체 32개의 다리가 있다. 이 많은 다리가 한강 이북과 한강 이남을 자연스럽게 연결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근대적 교량의 시초는 일제강점기 때 준공(1917)한 한강대교이다. 당시에는 인도교라 불렀다. 한국전쟁시 국군이 후퇴하면서 교량을 파괴하였다가 1958년 다시 복구하였다. 이렇게 생겨난 다리가 현재 32개의 다리로 늘어난 것이다. 
 

제2 한강교(양화대교)


최초 다리를 준공하였을 때 인도교라는 이름이 있던 다리였는데 어느 때부터인가 다리 이름이 없어졌다. 그리고 제1한강교, 제2한강교, 제3한강교라 부르기 시작하였다. 어떻게 다리 이름이 첫째, 둘째, 셋째 이렇게 이름을 지었단 말인가? 당시 서울에 온 외국인들은 First Han River Brigde(첫째 한강 다리) 이런 이름을 보고 다들 비웃었다고 한다.
혹시 이 이름을 기억하신다면  당신은 연륜이 있으신 분 일 것이다.
내가 어렸을 때 사촌누나랑 신촌에 가서 구경하고 신촌시장 땅콩골목에서 갓 볶은 땅콩을 사 가지고 집에 오갈 때 항상 버스를 타고 제2한강교를 건너 다녔던 기억이 있다.
당시는 어렸을 때라 당연히 별생각이 없었으나 나중에 생각해보니 군사정부 시절이라  1중대, 2중대 하듯이 다리 이름도 제1한강교, 제2한강교 이렇게 정한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그렇게 제1한강교는 지금의 한강대교, 제2한강교는 지금의 양화대교, 제3한강교는 지금의 한남대교 였다.
그리고 제4한강교가 있었다는 것을 아는가? 다리를 건설할 때까지 제4한강교로 불렸으나 다리 완공 후 서울대교로 불렸다한다. 이것이 현재의 마포대교이다. 서울대교로 불렸다가 얼마 안 되어 마포대교로 변경되어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다.
사람도 그렇고 제품도 그렇고 모든 것에는 Unique한 이름이 있어야 사람들 마인드에 그 사람과 제품을 인지 시킬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예전 일이라고 해도 정말로 무식한 다리 이름이었다고 생각한다. 아이스크림 이름을 1번 하드바, 2번 하드바 하는 것이랑 다름이 없는 것이었다. 이렇게 하드의 이름을 지은다면 소비자의 마인드에 각인도 안되고 차별화되어 인식하지도 못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그만큼 이름은 중요하다.
요즘은 교량들은 Unique하게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하여 교량 디자인, 그리고 아치로 할 것인지 현수로 한 것인지 야경을 위한 조명은 어떻게 설치할 것인지, 심지어 양화대교(제2한강교) 중간에는 카페를 만들고 그 앞에 버스정류장까지 만들어 놓있다.
이렇게 각 교량은 교량만은 UVP(Unique Value Proposition)를 가지고 시민들에게 다른 교량과 차별화하여 인식하게끔 한다. 
 

투게더 아이스크림


앞의 예와 같이 네이밍이라는 것은 사람, 제품, 어떤 객체의 개성을 이야기 하는데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다.
아이스크림 예를 들었으니 다시 아이스크림 이야기를 하자면 빙그레의 "투게더"라는 아이스크림이 있다.
나는 "투게더"라는 네이밍은 잘된 네이밍의 예라고 생각한다. 아이스크림 용량이 커서 다 함께 같이 먹는 아이스크림으로 "투게더"라고 명명한 것이다. 네이밍 하나에 아이스크림의 많은 속성이 그대로 담겨있어 "투게더"라고 하면 온 가족이 함께 먹는 아이스크림의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각인되게 하였다.
투게더가 출시되었을 당시에는 투게더의 뜻을 잘 모르는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빙그레는 그런 사람들은 네이밍 소구대상에서 제외하고 그 뜻을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소구한 것이다. 투게더가 잘팔리게 되면 그 뜻을 모르는 사람에게도 잘 팔릴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결국 "투게더"는 지금도 떠먹는 아이스크림에서 고객의 마인드에 1등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렇게 네이밍은 쉽고 네이밍 자체에 제품의 속성이 들어가 있어야 잘된 네이밍이라 할 수 있다.
결국 네이밍 전략하나만 잘 잡아도 엄청난 마케팅 비용을 절약하면서 소비자의 마인드에 쉽게 자리 잡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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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 나는 발음하기도 쓰기에도 횟수가 많아 어렵고 기억하기 힘든 이름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처음으로 회사에 입사했을 당시 나를 소개 할 때 '만원'이라고 소개한 적이 있다.
그런데 확실히 효과가 있었다. 오히려 내 어려운 이름을 금세 기억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어려운 이름을 알리기 위해서는 별도 품을 팔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