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의 밥줄광고의 효과

2021. 4. 6. 18:44MARKETING STORY

아시아나 항공

아시아나의 밥줄광고의 효과

 

 

이 세상에는 너무나도 똑같은 제품들이 많다. 새로운 제품 카테고리를 만들어 그 시장에서 독점형태를 갖추었더라도 1년도 안되어 바로 경쟁업체의 똑같은 제품이 출시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런 시장환경에서 승리하기 위하여 포지셔닝 및 브랜딩의 역활은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포지셔닝은 마음의 공간(Mind Space)을 빌리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어떤 제품이 기존 시장에 차별화 없이 들어가서 여러 브랜드중에 하나(One of Them)로 위치할 수 있지만, 소비자의 마음 속에 완전히 새로운 방을 만들어 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빛바랜 이야기가 될 수 도 있으나 아시아나 항공에 대하여 이야기를 해보자.

아시아나 항공이 처음 국내 항공시장에 뛰어들 때는 대한항공이 독주하던 시절로 한국에서 서비스,전통,모든 조사에서 뒤져 있어 비집고 들어갈 틈새는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아시아나에서 내놓은 컨셉이 '새 비행기'를 내세운 안전이란 이슈였다.

의제설정이론(Agenda's setting)이란 소비자들이 별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던 부분을 끄집어 내어 새로운 의제를 만들어내어 인식의 전환을 꾀하는 것을 말한다. 그때까지 항공사에 항공기를 가지고 이야기한 적은 없다. 그러나 우리의 비행기는 새 비행기라는 의제를 끌어내어 보다 안전하다는 소비자 이익을 주장한 것이다.

소비자의 머리 속에 기존의 하나의 비행기라는 방을 새 비행기의 방과 기존의 비행기라는 방 두 개의 방으로 나눠 생각하게 한 것이다. 여기에 경쟁업체가 동조해주면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는 것이다.

대한한공

한편 경쟁사의 이러한 공격에 선두 항공사는 방어전략이 중요하다. 의제설정이론에서 중요한 것은 상대방이 말려 들어오기를 바라는 것이 전략이기 때문이다. 시장을 독점하고 있던 대한항공은 의연하게 대처하면 크게 문제 없는 공격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대한항공은 무엇이 급했던지 아니 찔렸던거 같다. 대한항공은 '미국의 팬암의 비행기는 15년, JAL은 몇년... 어떤 항공사는 몇년인데 우리항공사는 단 몇년이다'라고 광고를 하기 시작했다. 아시아나는 쾌재를 불렀다. 드디어 대한항공이 미끼를 물어 버린 것이다.

일단 경쟁사에 의해 비행기 보유년수라는 의제가 떠오른 후에는 어떤 얘기를 해도 소비자의 마음속에 새로 생긴 "새로운 비행기"라는 방에는 들어갈 수 없는 것이다. 아니라고 우기면 우길 때마다 경쟁사가 내세운 이익을 더욱 강화시켜 주는 결과가 되는 것이다. 이 기본적인 마케팅 법칙을 대한항공은 간과했던 것이다. 아마도 독점시장을 오래 점유하다 보니 안일함이 팽배했던거 같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당연히 아시아나 항공의 승리로 끝났다. 시장에 처음 진입한 아시아나 항공은 국내선 부분에서 최소한의 파이를 얻게된 것이다. 이것이 토대가 되어 지금까지의 아시아나 항공이 있었던 것이다.

이렇듯 포지셔닝에서 중요한 것은 소비자 머리 속에 새로운 마음의 방을 만들어 주거나 기존의 방을 더욱 단단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는 아시아나 항공의 매각으로 대한항공이 아시아나 항공을 인수하면서 엄청난 규모의 항공사가 된 것이다.

아시아나 항공의 매각은 많은 아쉬움이 있다. 최소한 양대 항공사가 서로 경쟁하여 품질의 질을 높혀가야 하는데 다시 하나로 됐으니 앞으로 대한항공의 안일함에 여러 횡포가 걱정된다.

지난 일이지만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우건설을 인수하면 안되는 것이었다. 재정 능력도 없으면서 과식하면 배탈이 나는 법이다.

이 독점체제도 오래 지속될 것 같지는 않다. 세계 정세가 급변하기 때문에 또 다른 항공사가 새롭게 탄생할 여지도 있다. 또 다른 항공사가 나오면 어떤 전략을 펼칠까 기대된다.

한참 지난 이야기 이지만 이 때의 아시아나의 전략은 나름 생존을 위한 목숨을 건 전략이었고 보는 이도 골리앗을 때려 눕힌 다윗 이야기 같은 통쾌함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