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7. 25. 16:35ㆍDAILY LIFE STORY
예전 닷컴이 화재가 되기 시작하던 시절에 나도 닷컴 회사에 입사했다. 생소한 업무에 적응하기 위하여 열심히 노력하며 지냈고 프로젝트 일정을 맞추기 위하여 회사 내 침실에서 자기를 밥먹듯이 하였다.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일주일에 3일 정도는 집에 못 들어갔던 것 같다. 내 책상 서랍에는 속옷과 양말이 항상 준비되어 있었다. 한 번은 오픈일이 다가왔을 때 3일 동안 잠을 못 자고 하루 24시간 내내 일을 했던 적이 있다. 3일째 되는 날에는 아예 정신이 없고 나도 모르게 회의실 테이블 위에서 자고 있는 나를 발견하였을 때는 나는 무엇을 위하여 사는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당시에는 회사에서는 우리 사주를 사원에게 나누어 주면서 독려했으며 적은 인원으로 짧은 일정 내에 프로젝트를 진행시켰다. 이렇게 일을 하면 나중에는 회사가 코스닥 등록이 되면 무언가 대가가 있을 꺼라 위로하며 그렇게 일을 했던 것이었다. 회사 입장에서는 프로젝트별 2~3개월에 하나씩 끝낼 수 있으니 가성비가 아주 좋았을 것이다. 이렇게 프로젝트를 통한 수익은 지속적으로 회사의 신사업에 투자되고 신사업은 실패하거나 성과가 거의 없었다. 우리에게 남은 것은 회사에 대한 실망감과 번아웃뿐이었다. 이렇게 회사에서 열심히 일했던 사람들은 하나둘 떠나고 회사는 조금씩 존재감을 일어갔다.
세월이 흘러 그 때를 뒤돌아보면 회사가 더 오래가기 위하여는 그때 열심히 일했던 사람이 진정 회사의 가장 큰 보배였다는 것을 깨닫고 그들이 회사에 실망하지 않고 보다 일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 및 문화를 만들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기 위하여는 근무 환경의 개선이 필요했으며 프로젝트 일정은 합리적으로 결정하고 그에 맞는 충분한 인력을 투입하여 운용하여 프로젝트로 인한 피로도를 최대한 낮춰야 했다.
얼마 전 전직 검찰총장 윤 씨는 1주일 120시간 열심히 일하고 일 마치고 쉬고 이런 말을 하여 국민들에게 회자가 되고 있다. 120시간을 5일 근무제로 환산하면 하루에 24시간이다. 매일 식사할 시간도 없이 24시간을 일하고 토요일, 일요일 쉬자는 말은 아닐 것이다.
그럼 일주일 내내 일하는 7일로 계산하면 하루에 17.14 시간 일해야 한다는 것이다.
점심, 저녁 식사 2시간, 출퇴근 2시간으로 계산하면 잠자는 시간은 3시간이다. 일주일에 쉬는 날도 없이 3시간 자면서 일하고 프로젝트가 끝나면 그때 쉬라는 것이다. 여기서 그 사람의 기본 사상을 알 수 있다. 기본적으로 일하는 국민들을 경시하는 생각이 기저에 깔려 있는 것이다. 120시간씩 일을 시키는 회사가 그 프로젝트가 끝났다고 쉬게 한다고 생각하는가? 절대 그렇지 않다. 그다음 프로젝트가 120시간의 개발자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게임업계가 이렇게 야근, 철야를 하면서 일하는 것이 현실이다. 게임의 오픈일을 맞추기 위하여는 120시간은 아니더라도 그에 못지않게 일하는 경우도 있다.
근무시간이 생산량이 비례하는 업종은 그리 많지 않다. 근무 시간이 늘어날수록 업무 생상성은 더욱 나빠지기 때문이다. 시간과 생산량이 비례하는 업종도 생산성을 높이기 위하여 교대근무를 시행한다. 회사도 오히려 생산성에 주목하는 시대이다.
물론 윤 씨는 정부의 주 52시간 근무제를 비판하고 자본가의 편에 서서 이야기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대통령을 하겠다고 나서는 현실이 무섭다. 어찌 지금 시대에 이런 식으로 말할 수 있을까? 이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면 국민들의 정서는 외면하고 소수의 이익을 추구하는 의사결정을 할 것이 뻔한 사람이 될 것이다.
얼마 전 쿠팡의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쿠팡은 미국의 아미존을 카피하여 시스템을 만들고 자본주의 체제를 교묘히 이용하여 일용직 직원의 인권을 유린한 채 회사의 이익을 극대화하는데만 집중하고 있다.
게임사도 지금도 그렇게 혹독한 근무환경이라면 당연히 고쳐져야 한다. 2000년대 초반 게임회사 태동기에 많은 게임회사들이 적은 자본으로 게임을 개발하려다 보니 개발자들의 희생이 불가피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게임회사 임원들이 자신이 그렇게 개발했다고 해서 후배들에게 자신이 했던 그런 방법을 강요하면 안 된다. 지금은 그때의 회사와 조건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자본과 인력을 더 투입하여 여러 변수에도 대응할 수 있는 개발 환경을 만들어 생산성을 높이는데 더욱 집중해야 한다.
나이를 먹다 보면 옛날이 좋았어. 지금 이것은 아니야. 이렇게 말하며 옛날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어찌 인권탄압이 당연했던 군사정권 시대나 개발자들이 회사에서 라꾸라꾸에 누워 자는 시대를 그리워할 수 있겠는가? 내가 군생활을 할 때 선임한테 매일 얻어맞고 얼차려를 당했다고 후임들에게 똑같이 할 수 없는 것이다.
모든 제도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소수의 사람이 아니라 보편타당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즉 나라에 있어서는 국민, 학교에 있어서는 학생 그리고 회사에 있어서는 직원이 될 것이다. 이들이 중심이 되는 나라, 학교, 회사가 되어야 한다. 결국 그들이 행복하게 살아가고 공부하고 일하는 그런 사회가 되어야 한다. 나는 그것이 나라, 학교, 회사가 발전하는 길이라고 믿는다.
국가도 회사도 마찬가지다. 당장의 이익을 위하여 일을 그르치지 말고 당장은 손해를 보는 듯해도 장기적으로는 이득이 되는 그런 환경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쿠팡과 같이 회사의 이익을 위하여 그들의 수익을 창출시켜주는 영세 파트너사, 일용직 직원 등의 희생만 강요해서는 안된다. 보다 장기적으로 그들과 상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국가, 회사에도 이익이 되며 정체에서 벗어나 변화하는 국가, 회사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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