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1. 25. 13:08ㆍDAILY LIFE STORY

TV를 보다 보면 어떤 정치인이 인터뷰를 한다. "저로 말로 인하여 상처를 받으신 분들에 대하여 유감의 뜻을 전합니다." 또는 기자가 어떤 정치인에게 마이크를 들이대면서 묻는다. "유감 표명을 할 생각은 없으십니까?"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TV 뉴스를 통하여 이와 같은 이야기를 자주 들었을 것이다.
이런 장면을 볼 때마다 이해를 할 수 없었다. 유감이란 말이 뭐길래 다들 특히 정치인, 경제인 들은 이 단어를 입에 달고 사는 것일까?
유감(遺憾)의 사전적 의미는 마음에 차지 아니하여 섭섭하거나 불만스럽게 남아 있는 느낌으로 비슷한 말로는 감정, 여감 등이 있다. 다시 말하면 유감은 섭섭하거나 불만이 남아있는 느낌을 말하는 것이다.
유감에 대한 올바른 표현은 누군가 돌아가셨을 때 "고인에 대하여 유감을 표한다."는 고인의 죽음에 대하여 안타까움을 나타내는 말이고 다른 사람이 힘들어할 때 "이렇게 되어서 유감이다"는 상대방에 대한 위로의 표현이다.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정책에 대하여 대한민국은 유감을 표명한다." 여기서 유감은 항의의 뜻으로 사용되는 표현이다.
유감의 유(遺)는 "남기다"라는 뜻이고 감(憾)은 "섭섭하다"라는 뜻이다. "섭섭한 감정이 있다."라는 뜻의 유감이 안타까움, 위로, 항의로 발전되어 사용될 수는 있지만 사과의 뜻으로는 사용되지 않는다.
유감이라는 말을 사과의 의미로 사용한 것은 일본에서 비롯되었다. 1960년 일본은 유감이라는 말을 외교용어로 사용하였다고 한다. 당시 유감을 '꼭 해야 할 것은 아니었다.'라는 뜻으로 이야기하였는데 그 내면에는 과거에 대하여 다소 후회하는 마음이 있고 사태를 전향적으로 수습하려는 의도를 암시하는 말이었다고 한다. 그것이 정치적 관용표현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의 정치인들은 이것을 차용하여 우회적으로 사과의 뜻을 나타낼 때 유감이란 말을 쓰기 시작한 것이다. 정치인 입장에서는 너무 좋은 단어였을 것이다. 반대 세력이 자기에게 사과하라는 압력은 들어오는 상황이고 본인은 절대로 사과하기 싫은 상황에서 유감이라는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부담을 덜을 수 있는 단어인 것이다. 그리고 상대방 측도 자신의 사과 요구에 대하여 뜻은 중요하지 않고 유감이라는 단어를 받아냈으니 만족하는 것이다.
결국 유감이라는 단어는 정치인들 사이에서 "사과의 기술"로 사용하는 단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런 말에 둔감해져 일반인들도 이와 같은 단어를 사용한다면 상당이 예의에 벗어나는 말이다. 미안하다는 의미의 유감은 일반인 사이에서는 절대 쓰여서는 안 되는 말인 것이다.
그러므로 정치인을 상대하는 기자들도 질문을 할 때 "유감 표명을 할 생각은 없으십니까?" 이런 표현은 절대 사용하면 안 된다. 직접적으로 "사과할 생각은 없으십니까?" 이와 같이 질문을 하여야 할 것이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덕목 중에 하나는 바로 "솔직함"이다. 모든 사람은 완벽하지 않다. 그래서 잘못된 행동 및 실수를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솔직히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지는 자세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인생을 살아가는데 중요한 덕목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문제에 봉착하여 문제를 해결하려 할 때 솔직하지 못하고 문제를 덮으면서 해결한다면 제대로 된 해결도 안 될뿐더러 문제가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 솔직하게 문제를 이해하고 자신의 잘못이 있으면 인정하며 그 잘못으로 인해 파생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 지에 대한 고민을 하여야 할 것이다.
이런 자세가 문제를 올바르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자신의 잘못을 감추고 문제를 해결한다면 정확한 문제의 원일 파악이 안 되어 다시 문제가 발생하거나 문제가 더 커질 수 있는 것이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 못하고 유감이라는 단어로 상황을 모면하려 하는 이들은 자신의 문제에 대하여 인지하고 있을지 의문스럽다.
마지막으로 유감의 본래의 뜻과 다르게 사용하는 일본의 정치인들을 보자면 진정한 사과를 하지 못하는 유전자가 몸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일본인들은 "죄송합니다"를 입에 달고 살고 있다. 부탁할 때, 상점에 들어갔을 때 등 아주 많은 상황에서 "스미마센"이라는 단어를 달고 살고 있다. 그런 일본인들이 외치는 ":스미마센"은 아무 의미 없는 말인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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