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6. 8. 14:20ㆍMARKETING STORY
나는 학창 시절에 항상 워크맨을 가지고 다니면서 걸을 때나 버스, 전철을 탈 때 항상 듣고 다녔다. 그리고 가방에는 스페어 건전지를 항상 넣고 다녔다. 음악을 듣다가 건전지가 다 되면 갈아끼워야 했다. 당시 한국에는 '로케트'와 '썬파워'의 양대 산맥이 있었다. 그런데 건전지 값도 무시를 못했다. 그래서 충전이 되는 건전지가 출시돼서 그걸로 워크맨 밥을 주었던 추억이 있다.
이렇듯 건전지는 알게 모르게 우리의 생활 속에 친숙하게 다가와 있었던 상품이었다.
여러분들은 배터리(건전지)하면 어떤 브랜드가 떠오르는가?
오늘은 우리나라가 아니라 미국의 배터리 업체에 관하여 이야기 하려 한다.
미국에 에버레디라는 업체는 배터리 시장에서 오랬동안 리더로 군림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산업계가 그랬듯 이 시장에서도 새로운 테크놀로지가 도래했다. 배터리 부문을 변화시킨 첫 번째 테크놀로지는 '고부하 배터리'였다.
그래서 에버레디는 고부화 배터리 제품을 출시하면서 예상했듯이 '에버레디 고부하 배터리'라고 이름 지었다.
그러다 알카라인 배터리가 등장했다. 이번에도 역시 에버레디는 자사의 알카라인 배터리를 '에버레디 알카라인' 배터리라고 이름 지었다.
이름 짓는데 무슨 고민을 했겠는가? 에버레디라는 인지도가 있는데 '에버레디 + OOO'라고 지었던 것이다.
그러던 중 P.R.멀로리가 오로지 '알카라인 배터리'라는 하나의 라인만을 시장에 내놓았고 그 라인에 붙인 이름은 아주 근사한 '듀라셀(Duracell)'이었다.
듀라셀은 다양한 라인을 포기하는 희생의 법칙을 준수하여 알카라인 건전지만 전문으로 생산하는 업체로 포지셔닝하여 소비자의 마음속에 '오래가는 배터리'라는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그리고 광고마저 듀라셀의 지속력이 에버레디의 그것보다 두 배는 더 길다고 말하였다.
결국 에버레디는 베터리 이름을 바꾸어야 한다는 압력을 받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름을 바꾼 것이 대부분 잘 알고 있는 '에너자이저(Energizer)다. 그러나 소비자의 마음속에는 이미 듀라셀이 있고 에너자이저가 설 자리는 없었다. 이미 배터리 사장의 리더는 듀라셀이 차지 한 이후였기 때문이다.
크고 다양화된 '만능가'와 작고 집중화된 '전문가' 이미지에서 알카라인 카테고리를 차지한 자는 작고 집중화된 '전문가' 였던 것이다.
소비자의 마음 속에 건전지 하면 어떤 속성이 떠오르는가? 디자인일까? 아니면 무조건 싼 가격일까? 당연히 제일 먼저 떠오르는 속성은 "오래가는"이라는 속성이 떠오른다.
이 속성은 이름 부터 오래가는 듀라셀(Duracell)이 차지하고 있었다. '듀라(Dura)'는 라틴어 durus에서 파생된 접두사로 '견고한' '지속성이 있는'이라는 뜻으로 이름부터 '오래가는'의 속성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에너자이저는 듀라셀로부터 "오래가는(Long-Lasting)'이라는 개념을 가져오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심지어 에너자이저 건전지에게 푸쉬업을 백만 스물한 번을 시키면서 까지 빼앗으려 하고 있다. 그러나 에너자이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듀라셀의 '오래가는'이라는 단어는 뺏어오지 못할 것이다. 이미 듀라셀은 소비자의 마음속에 제일 먼저 들어가 그 개념을 선점했기 때문이다.
소비자에게 배터리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속성이 '오래가는'이더라도 한 업체가 그 키워드를 소유하고 있다면 그 속성의 키워드는 피하여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사용한다면 당신은 경쟁자가 소유한 개념을 더 중요하게 부각해 경쟁자의 지위를 더욱 강화시켜 주는 우를 범할 것이다.
이렇듯 브랜드의 성공을 위하여 희생을 감수하고 브랜드 라인을 최소화하여 거기에 집중해야 한다. 에버레디(에너자이저)는 그런 우를 범한 것이고 듀라셀은 희생을 통하여성공한 예라 할 것이다.
그리고 선두 브랜드가 어떠한 속성의 키워드를 이미 소유하고 있다면 경쟁 브랜드는 그 속성을 피하여 다른 속성의 키워드를 찾아봐야 할 것이다. 선두 브랜드의 속성 키워드에 있어서는 우리가 훨씬 강력한 브랜드임에도 소비자의 마음속에는 그 키워드에 있어서는 선두 브랜드가 각인됐으므로 포기하고 빨리 다른 키워드를 찾아봐야 하는 것이다.
참고로 듀라셀이 마스코트로 분홍 토끼를 사용하였는데 에너자이저가 건전지로 가는 분홍토끼를 마스코트로 만들고 미국 캐나다에 상업적 사용권을 등록하여 듀라셀이 사용할 수 없도록 하였다.
양 사의 마케팅 다툼은 패스트푸드의 맥도날드와 버거킹을 보는 것과 같다.
이렇게 후발 업체는 선두 업체를 끊이 없이 공격하여야 한다. 그것이 살아남는 길이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P&G(질레트)의 듀라셀이 로케트와 썬파워까지 인수하면서 돈을 썼는데도불구하고 현재 1위는 썬파워를 전신으로 탄생한 "벡셀"이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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