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으면서 다른 음악(트롯 對 엔카)
몇 년 전부터 트롯 태풍처럼 휘몰아치는 트롯의 열기는 식을 줄 모르고 있다. 그 이전에는 중장년층을 겨냥하여 그에 맞는 가사와 멜로디로 중장년의 가수가 트롯을 불러왔습니다. 그러나 점점 트롯 가수의 연령이 낮아지고 트롯의 가사는 젊은 연령층에 소구 할 수 있는 가사로 바뀌고 멜로디 또한 다양한 음약 장르와 융합하여 젊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도록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 TV조선에서 미스 트롯이라는 트롯 경연 프로그램을 방송하였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대 히트를 쳤고 이 프로그램에서 1위를 한 송가인은 엄청난 인기를 누렸습니다.
이 즈음에 또 불은 지른 것은 트롯 가수가 아닌 개그맨 출신 방송인입니다. MBC 예능 프로 놀면 뭐 하니에서 트롯가수의 성장기를 다루었는데 그 주인공 유재석이 연기한 유산슬이었습니다.
유산슬의 트롯 가수 성장기는 무한도전 마니아층을 상대로 엄청난 호응을 얻어 트롯이 젊은 층에도 익숙하게 다가서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습니다.
이렇게 트롯은 중장년 층에서 다양한 연령층이 소비하는 음악 장르가 된 것 같습니다.
그런데 트롯이 일본의 엔카가 한국으로 넘어와서 불리게 된 것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우리가 즐기는 트롯은 어떻게 유래되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트롯과 엔카는 쿵작거리는 리듬감과 꺾는 창법 등이 매우 유사합니다. 우리는 일제강점기가 있었기에 많은 사람들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부터 유입된 음악 장르라고 생각합니다.
이 이야기는 명확히 말하자면 틀린 이야기입니다.
독일 출신 음악가 프란츠 에케르트가 있었습니다. 그는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의 군악대를 창설 교육을 시켰으며 또한 기미가요를 작곡하였습니다.
그렇게 일본에서의 임무를 마치고 얼마 후 대한제국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대한 제국에서도 일본에서와 같이 군악대를 창설하고 대한제국의 애국가를 작곡하였습니다. 이 곡에 민영환이 가사를 붙여 대한제국의 애국가가 태어나게 되었습니다.
이 때 서양에서 4분의 4박자 리듬인 폭스트로트가 유행했습니다. 프란츠 에케르트는 일본과 대한제국에서 두나라의 민요와 섞어 서양적인 음악을 만들었던 것이 트롯과 앤카의 시초입니다. 그는 우리의 민요와 창가에 폭스트로트를 섞어 만든 것이었습니다. 그러므로 트롯은 앤카가 넘어와 생긴 음악이 아니라 비슷한 시기에 같은 사람이 창조한 음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프란츠 에케르트는 우리나라에 서양음악을 전수한 사람으로 대한제국의 군악대를 창설 교육한 공로로 대한제국 시절 훈장을 받았고 일제 강점기 시절인 1916년 사망하여 양화진 외국인 묘지에 안장되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트롯과 엔카가 싹을 키웠고 대한제국은 일본에 병합이 됩니다. 트롯과 엔카는 일제 강점기에 발전하게 됩니다. 그리고 당시 일본에는 모든 서양음악이 들어오고 있을 때이므로 당시 우리나라의 음악인들은 일본으로 건너가 서양음악을 배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하여 자연스럽게 일본의 엔카가 한국의 트롯에 영향을 주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태생은 명확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아리랑처럼 3박자에 익숙하여 트롯의 리듬은 왈츠와 같이 "쿵짝짝"이었으며 일본은 2박자에 익숙하여 "쿵짝쿵짝"의 리듬으로 엔카가 만들어졌습니다.
초창기 가사 또한 우리의 트롯은 항일 감정 등을 노래에 담았으나 일본의 엔카는 사랑의 감정을 노래에 담아 불렀습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의 트롯은 엔카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습니다.
많은 작곡가들이 일본으로 유학을 가서 공부를 하고 또 그들은 앨범을 만들기 위하여 일본으로 건너가서 제작하는 환경은 직간접적으로 일본이 우리나라의 트롯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우리나라도 엔카에 영향을 주었던 사실도 있습니다. 일본에서 엔카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고가 마사오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어린 시절에 조선으로 넘어와 한성의 선린상고를 졸업한 사람입니다. 그가 조선에 있었을 때 우리나라 사람들로부터 경기민요를 자주 들었고 커서 작곡을 할 때 이 경기민요가 많은 도움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만일 내가 조선에서 소년 시절을 지내지 않았다면 이런 곡을 만들 수 없었을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렇듯 트롯과 엔카는 폭스트로트라는 음악에 기반한 것이라 비슷했을 뿐 엄연히 태생이 다른 음악이었습니다. 이후 그 둘이 서로 어울려서 발전해 갔던 것이었습니다.
현재 K-POP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특히 BTS의 인기는 예전에 영국의 비틀즈를 보는 듯합니다. 그런데 POP이라는 문화는 한국의 문화가 아닙니다. 서양의 문화입니다. 이 서양의 문화가 한국에 들어와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멜로디, 가사, 안무 등이 융합되어 독특한 음악 장르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그리고 K-POP문화가 POP문화에 영향을 주어 화학작용이 발생하여 POP이 또 다른 형태로 발전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듯 문화는 상호 영향을 주고받으면 발전하는 것입니다.
폭스트로트가 한국에는 트롯으로 일본에는 엔카로 발전하여 트롯과 엔카가 상호 영향을 주고받아 지금은 트롯과 엔카가 된 것과 같습니다.
이렇게 트롯은 계속 발전하여 많은 연령에서 소비할 수 있는 문화로 발전해 나아가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