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앙의 소녀는 5억 5천만 원 <NFT(Non-Fungible Token)의 혁신>

간혹 커다란 사건이 터지거나 신비한 현상이 발생했을 때 기록장치에 의하여 그 순간을 기록한 파일들은 언론사 또는 방송사에 일정 금액을 받고 팔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리고 각 방송사들은 사건 사고 또는 희귀한 것에 대한 영상 또는 사진을 제보받는 채널을 마련하고 상시 제보받으려고 한다. 그러나 제보에 대한 대가를 주는지는 알 수 없다.
이 사진을 보자. 이 사진은 네티즌 사이에서 일명 '재앙의 소녀'로 알려진 사진이다. 이 사진이 50만 달러 한화로 약 5억 5천만 원에 팔렸다고 한다. 16년 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 앞에서 묘한 웃음을 짓는 소녀의 사진이 5억 5천에 팔린 것이다.
이것을 가능하게 한 것은 가상화페의 원천기술인 블록체인의 NFT(Non-Fungible Token : 대체 불가능한 토큰)이다.
NFT는 블록체인 상에서 유통되는 토큰의 한 종류로 각 토큰마다 고유 값을 가지고 있어 다른 토큰으로 대체가 불가능한 토큰을 말한다. 일반 가상화폐는 서로의 가치가 동일하여 교환이 가능하다. NTF는 각각의 토큰이 모두 다르며 가치도 저마다 다르기 때문에 가격도 다르게 매길 수 있다. 진위(眞僞)와 소유권 입증이 중요한 그림, 사진, 음악, 영상 등의 콘텐츠 분야에 이 기술을 적용시킬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로 자산에 일련번호를 부여해 복제, 위변조를 막을 수 있다. 그리고 NTF는 현재 소유자의 정보를 입력하여 누가 보유하고 있는지 알 수 있고 소유자가 다시 판매한 경우 최초 설정된 비율에 따라 원 저작자에게 판매 대금의 일부가 지급된다. 이런 시스템으로 시중에서 유통되고 있는 것이다.
NFT의 시초는 2017년 출시된 가상의 고양이 육성 게임 '크립토 키티'다. 블록체인 스타트업인 대퍼 랩스에서 출시한 게임으로, 온라인에서 저마다 다른 특성을 가진 고양이를 모으고 교배시키는 수집형 게임이다. 각각의 고양이는 NFT화 되어 고유의 일련번호를 부여받고, 유저들은 암호화폐로 고양이를 사고팔 수 있다. 가장 비싸게 거래된 고양이 캐릭터는 드래건이라는 캐릭터인데 13억 원에 거래되었다고 한다.
쉽게 말하면 우리가 온라인 게임의 아이템을 아이템베이나 아이템메니아에서 일정 금액을 주고 사는 것과 비슷한 것이다. 물론 소유에 대한 코드를 남기지는 않지만 그렇게 이해하면 쉽게 이해할 것이다.
결국 유명한 아티스트가 만든 그림, 음악, 영상 등 더 나아가서 일반인들의 희귀한 콘텐츠들이 NFT를 통하여 유통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파일들은 인터넷에서도 다운로드하거나 복사하여 프린트하거나 디바이스에서 열어 감상할 수 있다. 그러나 NFT는 원본임을 알리는 코드가 들어 있고 그 소유가 나에게 있다는 점에서 인터넷에서 돌아다니는 그런 콘텐츠의 가치와 차별화된다.

한국에서도 NFT를 이용하여 거래된 예가 있다. 그는 2ne1의 자켓 이미지로 유명해진 마리킴이다. 그의 'Missing and found'는
국내 첫 NFT 경매에서 6억에 낙찰되었다고 한다. 이 그림의 이미지는 인터넷에서 찾아볼 수 있지만 그 소유권은 낙찰자에게 있는 것이다.
NFT에 대하여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을 구매한다는 문화가 말이 되지 않는다." "아무런 가치가 없으면서도 돈을 받고 팔 수 있는 자산을 발명해내고 있다." 이런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비판의 목소리도 이해는 가지만 주요한 것은 NFT라는 혁신에 있다. 디지털이라는 무형의 자산을 공정하게 거래할 수 있는 기틀을 만든 것이다.
인간은 본인이 가치 있다고 판단되는 곳에 투자를 한다. 그것이 실물이든 실물이 아니든 상관없다. 그리고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것을 소유하려고 한다. 그것이 실제로 존재하던 디지털 코드로 존재하던 중요하지 않다. 그리고 그 소유권이 소유자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면 그 만족감은 더 커질 것이다.
NFT를 비롯한 블록체인 기술은 잠깐의 유행이 아니라 트렌드일 것이다. 향후 디지털 세계가 가속되었을 때 NFT기술을 적용할 분야는 무궁무진해질 것이다.
우리는 현재에 시각으로 미래를 예견하지 말고 미래에 대한 포용적 시각으로 미래를 보아야 할 것이다. 미래의 기술을 현재의 관념으로 평가하면 긍정적인 것은 거의 없을 것이다.
옛날 장이 열리는 날에 쌀을 한 말 가지고 나가 원하는 물건을 사던 시대에 신용카드의 개념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는가?
현재 세계 선진국들도 디지털 화폐에 대하여 연구를 하고 디지털 화폐로의 전환에 대하여 고민을 많이 하고 있듯이 향후 미래는 디지털 혁신이 일어나는 시대일 것이다.
우리 모두는 무조건 부정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현재의 트렌드를 읽고 이를 이용할 수 있는 현명한 자세를 가져야 만 한다.
아직은 NFT에 맞는 콘텐츠가 부족하여 현재 시대의 컨텐츠를 거래하고 있지만 향후 미래에는 NFT에 맞는 컨텐츠가 개발되어 실물과는 다른 디지털만의 장점을 가진 컨텐츠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미래의 시대는 NFT가 중요한 거래 수단으로 이용될 수 도 있을 것이다.
"현재의 척도로 미래를 예단하지 말라. 그것은 과거의 척도로 현재를 보는것과 같다."